한국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 복고 트렌드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SNS를 통해 레트로 감성을 공유하고, 다양한 콘텐츠에서 복고 코드를 해석하며, 패션에서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MZ세대가 왜 레트로에 열광하는지, 그 열풍이 어떻게 SNS 콘텐츠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패션 트렌드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레드로가 SNS에서의 감성 열풍 지속
SNS는 MZ세대가 일상을 공유하고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채널입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쇼츠 등의 플랫폼에서는 감성적인 이미지와 짧은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레트로’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필름 카메라 느낌의 사진, VHS 필터를 입힌 영상, 80~90년대 음악을 배경으로 한 릴스는 MZ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감성 소비’입니다. 예를 들어, 익선동 골목에서 찍은 한 컷, LP바에서 흘러나오는 아날로그 음악, 빈티지숍에서 발견한 오래된 장난감 하나에도 감정이입이 가능한 세대가 바로 MZ세대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과거의 물건이나 장소가 아니라, 과거가 주는 감정에 집중합니다. 이로 인해 #복고감성, #뉴트로맛집, #레트로사진관 등의 해시태그가 자주 등장하며, 트렌디한 문화공간이나 팝업스토어도 SNS 인증샷 명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브랜드 마케팅 또한 이 흐름에 맞춰 전략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80년대 잡지 광고 스타일의 한정판 포스터를 제작하고, 식음료 브랜드는 옛날 포장지를 그대로 복원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광고를 넘어서 ‘공감 가능한 레트로 스토리텔링’을 통해 소비자와의 감성적 연결을 시도하는 전략입니다.
결국 MZ세대에게 있어 SNS 속 레트로는 과거를 단순히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지금의 나를 표현하고, 같은 감성을 공유하는 이들과 연결되는 하나의 문화적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에 담긴 복고 코드
MZ세대가 즐기는 콘텐츠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복고 코드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80~90년대 방송 포맷을 차용한 영상, TV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숏폼 콘텐츠, 심지어 옛날 PC통신 시절을 배경으로 한 브이로그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복고라는 형식을 단순히 ‘따라 하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재창조해냅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유행한 ‘VHS 스타일 브이로그’ 콘텐츠는 화면 비율부터 자막 폰트, 화면 노이즈 효과까지 철저히 90년대 방송 스타일을 재현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의 내용은 현대인의 일상과 고민을 담고 있어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감성의 조화를 보여줍니다. 이는 MZ세대가 단순한 복고 소비자에서 벗어나, 복고를 새롭게 만드는 창작자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콘텐츠 제작자뿐 아니라 플랫폼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왓챠 등의 OTT 서비스에서는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 콘텐츠를 연달아 출시하며,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응답하라’ 시리즈와 같은 작품은 MZ세대에게 간접적인 과거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웹툰과 웹소설 역시 복고 트렌드를 반영하는 분야입니다. ‘복고풍 학원물’, ‘문방구 연애담’ 등의 콘텐츠는 과거의 공간과 정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가치관과 전개를 녹여내 독특한 감성을 전달합니다. 이처럼 레트로는 콘텐츠의 한 시대적 배경이나 형식을 넘어서, MZ세대가 자신들의 시각으로 과거를 해석하고 공유하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패션 트렌드로 본 뉴트로 열풍
70년대와 90년대의 레트로 복고풍(돌체앤가바나와펜디)
패션에서의 레트로는 단순한 복고 스타일의 재현을 넘어, 자신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는 특정 시대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여러 시대의 요소를 조합해 자신만의 감성을 표현하는 ‘뉴트로 믹스매치’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1990년대 유행했던 통넓은 청바지, 크롭탑, 벨벳 트레이닝복, 체크무늬 셔츠 등은 현재 다시 주목받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복고풍 악세서리인 헤어밴드, 컬러 선글라스, 플랫폼 슈즈 등이 뉴트로 룩을 완성하는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복고 요소들이 지금의 패션과 결합될 때, 전혀 다른 분위기의 개성 있는 스타일로 재탄생한다는 점입니다.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영향력도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인기 아이돌이 음악방송 무대에서 복고풍 점프수트를 착용하고 등장하면, 같은 스타일의 아이템은 단기간에 완판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SNS에서는 이러한 복고 스타일의 ‘OOTD(Outfit Of The Day)’가 해시태그와 함께 확산되며 하나의 패션 흐름으로 자리 잡습니다.
브랜드들도 MZ세대의 레트로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적극 출시하고 있습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휠라 등 스포츠 브랜드들은 80~90년대 클래식 라인을 복각하거나 빈티지한 로고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명품 브랜드들도 복고풍 가방, 재킷, 모자 등을 현대적인 컬러와 소재로 재해석하여 뉴트로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고 명품 시장과 빈티지숍, 플리마켓의 성장도 MZ세대의 레트로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오래된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희소성’과 ‘스토리’를 가진 아이템을 통해 자신의 감성과 윤리적 가치관까지 표현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결과적으로 패션에서의 레트로는 MZ세대의 취향, 개성, 철학이 반영된 종합적 문화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MZ세대는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레트로를 새로운 콘텐츠와 스타일로 재창조하며 지속가능한 문화 트렌드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감성 콘텐츠로, 영상과 웹툰에서는 창의적인 표현 방식으로, 패션에서는 자신만의 개성과 철학으로 녹여내는 방식은 그 어느 세대보다 진화된 복고 소비의 모습입니다. 이제 레트로는 ‘옛날 것’이 아니라, ‘지금 가장 새로운 감성’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나만의 레트로 감성을 담은 콘텐츠나 스타일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