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10대 자녀가 병원 치료나 수술 과정 중 의료사고를 겪는다면, 가족은 큰 혼란과 고통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보호자인 부모는 감정적 충격을 감당함과 동시에 법적·제도적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의료사고 발생 시 부모가 꼭 알아야 할 핵심 대응 절차와 권리, 제도 활용 방법을 실제 사례를 참고해 정리해드립니다.
1. 의료사고란 무엇이고,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는가
뉴스에 나오기전에 저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호소글이 올라와서 저도 읽어봤습니다.
한 17살 소녀가 대학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8개월째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수영도 배우며 활발하게 생활했습니다. "힘 안 빠졌나? 오케이. 잘했어."
하지만 지금은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습니다. (mbc 뉴스 인용)
가족들은 병원에 책임을 묻고 있지만 병원은 도리어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의료사고는 병원이나 의료진의 과실 또는 부주의로 인해 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부작용과는 달리, 의료사고는 책임 소재와 인과관계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특히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 보호자의 동의와 관리 하에 이뤄지는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더욱 민감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한 10대 청소년이 척추 수술 후 인공호흡기 치료 중 삽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저산소증으로 뇌 손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해당 사례에서 보호자들은 병원 측의 사전 기록과 위험 인지 부족, 그리고 처치 과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는 단순 실수가 아닌 의료 과실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처럼 의료사고는 수술 중 실수, 오진, 감염관리 소홀, 환자 고정 미흡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보호자는 초기부터 사고의 원인과 진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사고 발생 시 보호자가 취해야 할 필수 대응 절차
의료사고가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보호자는 다음의 절차에 따라 차분히 대응해야 합니다.
1) 진료기록 확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련 진료기록과 의무기록 사본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특히 사고 전후의 상태, 의료진의 판단, 투약 및 처치 내용 등이 상세히 기록된 간호기록지와 수술기록은 향후 법적 절차에 핵심 자료가 됩니다.
2) 환자 상태 영상 및 대화 기록 저장
가능한 한 보호자가 직접 의료진과 나눈 대화, 환자의 상태 변화 등을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거나 메모해두세요. 이는 후속 조치의 판단과 외부 자문 시 유용합니다.
3)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활용
소송 전에 의료사고 조정을 원한다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접수 후 3~6개월 이내에 판단이 나며, 피해자 입장에서 부담이 적고 비교적 빠릅니다.
4) 소송 대비
병원 측 과실이 명백하고, 조정이 실패하거나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료소송은 입증 책임이 피해자 측에 있어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3. 청원글을 올리는 부모의 마음, 감정과 제도의 균형
자녀가 의료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면, 부모로서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최근 한 청소년의 어머니는 의료사고 이후 중환자실에서 8개월 이상 의식 없이 누워있는 자녀를 보며, 병원으로부터 퇴원 요구를 받았고, 이에 국회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사회적 공감과 제도적 개선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 청원에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치료를 구걸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병원의 양심이든, 사회 제도든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감정적으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많은 부모는 자녀를 위해 정보를 찾고, 법과 제도를 배우며,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일을 선택합니다. 감정적 호소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 감정과 정보의 균형을 갖춘 대응 : 국민청원이나 언론 제보를 통해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는 방식
- 제도적 루트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 : 병원측 책임을 입증하고 보상을 받기 위한 정식 조정 또는 소송
따라서 ‘엄마의 마음’은 단지 감정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제도를 이해하고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아이를 지킬 수 있습니다. 정보는 곧 힘이며, 부모의 준비된 대응이 자녀의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방패가 될 수 있습니다.
청원, 언론 제보, SNS 확산 등은 여론을 모으는 데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법적 절차를 병행해야 실제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의료사고는 개인의 비극이지만, 그 사례 하나하나가 제도를 바꾸고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싸움은 결국 다른 가족을 위한 보호막이 되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A. 사고가 의심된다면 즉시 진료기록 사본을 요청하세요. 의료기록은 모든 병원에서 보호자의 요청 시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하며, 향후 법적 대응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Q2. 병원이 퇴원을 강요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퇴원 강요는 의료법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퇴원 종용은 거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병원의 퇴원 요청 내용을 문자, 녹음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Q3.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누가 신청할 수 있나요?
A. 피해자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보호자)이 신청할 수 있으며, 의료사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 이내, 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은 온라인/우편/방문 모두 가능하며, 무료입니다.
Q4. 의료사고 소송 시 승소 가능성이 낮다던데, 왜 그런가요?
A. 의료소송은 입증 책임이 환자 측에 있어 어렵습니다. 의료 전문지식, 복잡한 인과관계, 병원 측 기록 비공개 등의 문제로 실제 승소율은 1~2%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조정 제도를 먼저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Q5. 청원이나 언론 제보는 법적 효력이 있나요?
A. 법적 효력은 없지만, 사회적 공감과 관심을 유도하여 병원이나 관계 기관의 자발적 조치를 이끌어내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단, 개인정보 노출이나 2차 피해에 유의해야 하며, 법적 절차와 병행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의료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며, 피해자는 물론 그 가족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특히 10대 자녀가 피해를 입은 경우, 보호자인 부모는 감정적 고통과 함께 현실적 대응을 요구받습니다. 감정에만 치우치지 않고, 제도와 절차를 정확히 알고 대응하는 것이 아이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이 글을 통해 같은 상황에 놓인 가족들이 혼란을 줄이고, 준비된 대응으로 아이의 권리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